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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평범성'이 온라인 폭력의 주요 원인이 되는 이유는

선한도전 2025. 3. 1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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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온라인 폭력과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 개념은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렌트는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통해, 악행이 반드시 사악한 의도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사유하지 않는 평범한 개인들이 체제와 환경에 순응하며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통찰은 오늘날 디지털 공간에서 벌어지는 폭력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온라인 폭력은 익명성과 집단적 동조, 그리고 도덕적 책임의 분산 속에서 악의 평범성이 작동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1. 익명성과 도덕적 책임의 결여

디지털 환경에서 개인은 익명성을 바탕으로 행동하며, 자신의 행위에 따른 책임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아렌트가 지적한 "자신을 도구로 인식"하는 현상이 온라인에서도 나타나는데, 많은 사람들은 단순히 댓글을 달거나 콘텐츠를 공유하는 행동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예시: 특정 인물에 대한 악성 댓글이 수천 개 달릴 때, 각 개인은 "내 한 마디가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로 자신을 정당화합다.

2. 집단 동조와 폭력의 정상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집단적 동조가 폭력을 강화하고 정당화합니다. 특정 대상에 대한 혐오가 공유되면, 개인들은 이를 비판적으로 성찰하지 않고 동참하게 됩니다. 이는 아렌트가 말한 "사유하지 않는 상태"와 일치합니다.

  • 사례: 정치적 견해 차이를 이유로 특정 인물이 '좌표 찍기'를 당하고, 수많은 네티즌이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현상 이는 집단 내부에서 폭력이 정당화되고, 개개인이 자신을 독립된 주체로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을 보여줍니다.

3. 알고리즘과 폭력의 확산

SNS 알고리즘은 자극적인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노출하며 폭력을 증폭시킵니다. 혐오 발언이나 공격적인 게시물은 더 많은 조회수와 '좋아요'를 얻으며 확산되고, 이는 사용자들에게 폭력이 하나의 사회적 성공 수단으로 보이게 만듭니다

  • 결과: 사용자는 자신의 행동이 단순히 조회수를 올리는 행위일 뿐이라 생각하며, 피해자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을 잃게 됩니다.

4. 공감 능력의 부재와 타인의 추상화

아렌트는 악행이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로 타인을 구체적인 인간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점을 꼽았습니다. 온라인에서는 피해자가 텍스트나 이미지로만 표현되기 때문에, 가해자는 상대방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느끼지 못합니다

  • 사례: 청소년들이 학교폭력 영상을 SNS에 올리며 "조회 수를 올리기 위한 재미"라고 변명하는 경우

5. 폭력의 도구화와 자기 정당화

아렌트는 사람들이 자신을 "다른 사람의 뜻을 이행하는 도구"로 인식할 때 도덕적 판단이 무력화된다고 보았습니다. 온라인에서는 특정 커뮤니티나 인플루언서가 혐오를 조장하면, 개인들은 이를 단순히 전달하거나 동조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합니다.

  • 예시: 특정 정치인의 혐오 발언이 인플루언서를 통해 확산되고, 일반 사용자들이 이를 무비판적으로 퍼뜨리는 과정.

온라인 폭력에서 '악의 평범성' 극복 방안

  1. 비판적 사고 함양: 모든 콘텐츠와 메시지를 접할 때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자신의 행동이 초래할 결과를 성찰해야 합니다.
  2. 공감 능력 회복: 피해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타인을 구체적인 인간으로 인식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3. 디지털 윤리 교육: 학교와 사회 전반에서 디지털 환경에서의 책임 있는 행동과 윤리를 가르쳐야 합니다.
  4. 알고리즘 투명성 요구: 플랫폼 기업에 자극적 콘텐츠 확산을 막는 알고리즘 개선을 요구해야 합니다.
  5. 용기 있는 목소리 내기: 부당한 폭력과 혐오에 침묵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출해야 합니다.

 

마무리하며 :

 

온라인 폭력은 한나 아렌트가 경고한 '악의 평범성'이 디지털 시대에 재현된 현상입니다. 우리는 익명성의 그늘 아래에서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고, 집단의 동조 속에서 개인의 양심을 잃어갑니다. 알고리즘은 우리의 편견을 강화하고, 우리는 점점 더 사유하지 않는 존재가 되어갑니다.

 

온라인에서 누군가를 비난하기 전에 잠시 멈춰 서보세요. 화면 너머의 사람을 상상해보세요. 그들의 삶, 꿈, 아픔을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만들어가는 디지털 세상이 어떤 모습이길 바라나요?

 

아렌트가 말했듯 "생각하는 것은 새로운 시작을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온라인에서의 우리 행동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더 나은 디지털 세상을 향한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당신의 다음 클릭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기술은 중립적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우리의 선택입니다. 우리는 온라인에서도 따뜻함과 연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비난 대신 이해를, 조롱 대신 격려를, 혐오 대신 사랑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이것이 우리의 운명일까요?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을 지적했지만, 동시에 인간의 새로운 시작 능력, 즉 '탄생성(natality)'을 강조했습니다. 우리에겐 언제나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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