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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쉰이 던지는 질문 ― “나다움이란 무엇인가?”

by 선한도전 2025.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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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어려운 순간에도, 우리 안에는 고갈되지 않는 희망의 씨앗이 남아 있다.”


『주역』의 박괘(剝卦)가 전하는 메시지입니다. 열매와 잎이 다 떨어진 늦가을의 나무처럼, 삶의 시련 앞에서 모든 것을 잃은 것 같을 때에도 우리 안에는 마지막 하나의 열매가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 존재를 자주 잊고 산다는 데 있겠죠.

이 질문은 중국의 대문호 루쉰(노신)에게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시대를 견디는 힘, 루쉰인문학 '


🧩 루쉰, 혼란의 시대 속에서 던진 물음

루쉰은 1881년 혼돈의 중국에서 태어나, 1936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원래 의사가 되고자 일본으로 유학을 갔지만, 결국 작가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병든 육체보다 마비된 정신을 고치는 것이 더 시급하다.”

 

이후 그는 『아큐정전』, 『광인 일기』 등으로 중국 사회의 모순과 인간 군상의 어두운 면을 가차 없이 드러내며, 중국 현대문학의 아버지로 불리게 됩니다.


💛 나다움과 연애 ― 자유와 권리의 시작

루쉰의 사유를 들여다보기 전에, 흥미로운 질문 하나를 던져봅니다.
연애는 왜 우리에게 중요한 경험일까요?

이광수의 『무정』은 한국 최초의 연애 소설로, 근대 문학에서 연애가 갖는 의미를 잘 보여줍니다.
작품 속 주인공 선형은 아버지가 정해 준 약혼자 형식에게 “나를 사랑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처음으로 깨닫습니다.

 

“내게는 사랑할 권리가 있구나.”

 

사랑이 의무에서 권리로 전환되는 순간, 인간은 비로소 자기 자신을 자각하게 됩니다.
연애는 결국 내가 나로서 존재할 권리를 깨닫게 하는 경험인 셈입니다.


🌍 나를 규정하는 힘 ― ‘관계 속의 나’에서 ‘나의 나’로

김광규 시인의 「나」는 이런 깨달음을 확장시킵니다.
“나는 아버지의 아들이자, 아들의 아버지이며, 형의 동생이고, 아내의 남편이다.”

이 시에서 ‘나’는 온갖 관계 속에 파묻혀 정체성을 찾지 못합니다.
그러나 모로의 시 「천구」는 정반대의 선언을 내놓습니다.

 

“나는 달을 삼키고, 해를 삼키며, 온 우주를 삼키는 나다. 나는 바로 나다.”

 

여기서 우리는 깨닫습니다.
진정한 ‘나다움’은 관계에 의해 정의되는 내가 아니라,
내가 나로서 존재하는 데서 오는 벅참과 충만함이라는 것을.


🕊 루쉰이 말하는 ‘나다움’

루쉰은 단순히 ‘나의 나’를 주장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자기만의 생각으로 말하고 행동하라”**고 요구합니다.

 

“사상과 행동은 반드시 자기를 중심으로 삼고, 자기를 끝으로 삼아야 한다.”

 

그는 경고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기계적으로 같은 목소리를 낼 때, 그 소리는 의미 없는 잡음이 될 뿐입니다.
진정한 각성은, 자신의 말과 생각, 행동이 자기에게서 나올 때 비로소 시작됩니다.

오늘날 우리는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속에서 쉽게 집단을 이루며 살아갑니다.
처음에는 ‘내 생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무리의 생각이 ‘내 생각’인 줄 착각하기 쉽습니다.
루쉰은 바로 이 지점을 경계합니다.


🌿 나다움, 사회 변화의 시작

루쉰이 강조한 ‘나다움’은 단순한 개인주의가 아닙니다.
그것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출발점입니다.

우리 삶은 습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습관은 행동뿐 아니라 생각의 습관으로도 작동합니다.

 

“예전부터 그래 왔으니까.”
“다들 그렇게 하니까.”

 

이런 관습적 사고를 깨뜨리는 사람들이 늘어날 때, 사회는 비로소 각성할 수 있습니다.


🍀 다섯 가지 맛을 아는 삶

루쉰의 고향 사오싱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식초, 소금, 황련, 구등, 설탕을 맛보게 하는 풍습이 있다고 합니다.
신맛, 짠맛, 쓴맛, 담백한 맛, 단맛.
이는 인생의 모든 맛을 미리 경험하게 하려는 의식입니다.

우리의 삶이 늘 꽃길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루쉰은 말합니다.

 

“절망과 실패, 고통 속에서도 사람은 반드시 고갈되지 않는 열매 하나를 남긴다.”

그 열매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자기만의 생각, 자기만의 목소리, 자기만의 길입니다.


🌸 마무리하며

우리는 모두 나름의 방식으로, 누구의 딸·아들, 누구의 부모, 누구의 동료로 살아갑니다.
하지만 루쉰이 묻습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이 질문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그리고 이 질문을 진지하게 붙잡는 순간,
우리는 더 나은 개인으로, 더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 당신 안의 고갈되지 않은 열매를 발견해보세요.
그것이야말로 당신만의 ‘나다움’을 찾아가는 첫걸음일 테니까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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