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삶의 소음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립니다. 배철현 교수의 인문학 시리즈 중 하나인 '정적'은 바로 그 혼란 속에서 나를 고유하게 지켜내는 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들을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정적의 의미 - 잠잠한 호수와 같은 마음
"정적은 잠잠한 호수와도 같은 마음의 상태다. 잡념으로 인해 흔들리는 마음의 소용돌이를 잠재우고 고유하며 의연한 나로 성숙하는 시간이다."
정적은 단순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고요함 속에서도 부단한 움직임을 품고 있는 '정중동(靜中動)'의 상태입니다. 이 고요한 상태에서 우리는 외부의 소음을 차단하고 내면의 미세한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게 됩니다.
경청의 중요성 - 듣기와 말하기의 차이
정적의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청'입니다. 스트라빈스키가 말했듯, "경청은 노력입니다. 그냥 듣는 것은 우리도 할 줄 압니다." 진정한 경청은 자기중심적인 '히어링(hearing)'이 아닌, 상대방에게 마음을 기울이는 '리스닝(listening)'입니다.
리스닝은 상대방의 말에 나의 귀를 가져다 대는 행위, 즉 자기중심적 생각에서 벗어나 타인에게 마음을 내미는 과정입니다. 이것은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듣는 데에도 적용됩니다.
의도 - 내 마음의 지도
"의도는 목적지를 향해 걷는 수행자의 내공이다."
세네카는 "위대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각자가 설계한 의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의도는 우리 삶의 나침반이며, 복잡한 일상에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합니다.
자연은 스스로의 원칙에 따라 오차 없이 움직입니다. 산은 자신에게 온전히 몰입하기에 늠름하고, 강은 바다를 향해 끊임없이 흐릅니다. 현명한 사람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목적지를 알고 묵묵히 걸어갑니다.
준비 - 아무도 모르게 갈아 놓은 도끼 날
"내게 나무 한 그루를 베는 데 6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먼저 4시간 동안 도끼 날을 날카롭게 갈겠다." - 에이브러햄 링컨
준비는 성공의 필수 요소입니다. 명상은 하루를 시작하는 준비 자세입니다. 이를 통해 오늘 반드시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도 될 일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
한자에서 '준비(準備)'는 물 속 깊은 곳의 물고기를 발견한 송골매처럼, 중요한 순간을 위해 미리 화살을 갖추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세계적인 운동선수들이 동료보다 훨씬 많은 훈련을 스스로 기꺼이 해내는 것도 이 준비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무위 - 삶을 장악하는 원칙
"안 하기는 하기보다 힘들다."
노자가 말한 '무위(無爲)'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정교한 원칙에 따른 표현입니다. 지구가 정확한 주기로 자전과 공전을 하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원칙에 따라 움직일 때 조화를 이룹니다.
대부분의 우리 삶은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인 '하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반면 '안 하기'는 의도적이고 의식적인 선택입니다. 이는 오랜 연습과 훈련, 시행착오와 자기 점검을 통해 도달하는 상태입니다.
재능 - 영혼을 다스리는 능력
"재능은 그 사람의 지문처럼 독특하고 이별나다."
우리 각자는 고유한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재능을 발견하여 자족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있는 반면, 발견하지 못하고 타인의 재능을 부러워하며 인생을 마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재능은 단순히 무엇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는가에 관한 것입니다. 세네카가 말했듯, 우리의 영혼은 때로는 왕이고 때로는 폭군입니다. 재능이란 자신의 영혼을 올바르게 다스릴 수 있는 능력입니다.
배철현 교수의 '정적'은 우리에게 삶의 소음 속에서 자신의 고유한 목소리를 찾아 나가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외부의 소리가 아닌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통해, 우리는 더 의미 있고 충만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오늘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얼마나 귀 기울이고 계신가요? 그 소리가 이끄는 방향으로 한 걸음 내딛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